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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톤 (Hamilton) @ 케네디 센터 (2018-07-09 작성)

공연 얘기

by 박승만 2022. 11. 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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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계속, 브로드웨이 역사 중 가장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 해밀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 알겠지만, 미국 건국 당시, 초기 대통령 조지 워싱톤 아래서 재무 장관을 지냈던 해밀턴 - 그의 일생을 현대적 음악과 Rap music 으로 만든 작품이다. 미국의 기본 화폐인 $10 달러 화폐에 그의 초상화가 있고, 여러면에서 미국의 재정을 탄탄히 세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인정받는 사람이다. 이 알렉산더 해밀톤의 이야기를 쓴 Ron Chernow의 전기를 (아내가 2년째 읽고 있는 책 임 ? - 아직도 1/3 쯤 남아 있음) 바탕으로  Lin-Manuel Miranda 라는 사람이 곡을 붙이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2015년에 첫 공연을 했고, 2016년에는 16개 부문에서 토니상에 nominate 되었다. 그중 11개를 수상하였고, 그해의 모든 상들을 거의 싹쓸이를 하다시피 한 작품이다. 그리고 너무나 큰 관심에, 지난 2-3년간 표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작품이었다. broadway show 는 표를 복권 추첨하듯이 해서 팔고, 표를 추첨하는 날에는 그 동네의 교통이 마비가 되어서, 결국에는 인터넷 추첨을 하게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쩌다 구한 표들은 수천불에서 팔리기도 하여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나도 가 보고 싶었지만, 뉴욕 공연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이번 여름에 워싱톤 케네디 센터에서 해밀톤 공연이 있을 것이라고 작년에 발표가 되었었다. 그리고, 입장권은 오래된 케네디 센터 후원자들에게만 한해서만 1차로 일부분의 표를 인터넷 추첨을 하고, 남는 표는 2차 추첨을 한다고 발표가 되었었다. 나도 케네디 센터 후원자이었기는 하지만, 추첨이란 것에 잘된 기억이 없는 사람이기에, 1차는 포기하였고, 2차는 추첨 당일 잊어 버려 하지도 못하였다 - 이 놈의 기억력 ? ! 하지만, 나중에 신문 기사를 보니, 2차 추첨도 인터넥이 마비가 되고, 온갓 문제를 일으키면서 순식간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그냥 포기하고 지난던 중, 케네디 공연이 시작되며, 대중들을 위해 공연마다 몇 장의 티켓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게되었다. 당장 웹에 들어가 찾아보니 약 20 표가량이 남아 있었고, 생각할 틈도 없이 아내와 유럽 여행 떠나기 며칠 정의 공연으로 그냥 2장을 사버렸다 - 요즘에 보기 드물게 너무나 자알 ~~ 한 짓이었다 .

 

 

      

 

사실, rap 음악에 익숙치 않은 우리에게, 공연 초반부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였었다. 당장 너무나 빠른 rap 가사가 강렬한 beat 와 함께 쏟아지니, 뭔 소리하는 건지 따라 가기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져 가면서,우리도 무척이나 즐길 수 있었다. 옆 사람과 얘기해 보니, 그들도 rap 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따라가는데 처음엔 애를 좀 먹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일부러 그리 연출한 것이겠지만, 대부분 출연진들을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으로 구성한 것도 이채로웠다. 심지어 첫 대통령 조지 워싱톤도 흑인 배역이었다. 아마도 이민자의 나라라는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 인 것 같아 보였다. 참고로 해밀톤 자신은 캐러비안 섬 출신의 고아였고 백인이었다.

 

하여간 다소 보수적인 케네디 센터가 무색하리만큼, 열기가 가득한 공연이었다. 빈 자리 하나없이 꽉들어찬 관중들은 곡마다 큰 환호로 화답하였다. Rap 이라는 음악이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고, 뮤지컬에서도 이갸기를 전해 주는 도구로 완벅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었다. 한 사람의 격정적인 일생을 통해 (고아에서 시작해, 초대 재무장관을 거친 해밀톤의 최후는 권총 결투로 마감함), 미국이라는 나라의 founding fathers 들을 새로운 각도로 만나 볼수 있는 기가 막힌 기회를 즐길 수 있게 되어 -- 또 하나의 감사 제목이 되었던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