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첫 짝사랑 (2010-03-11 작성)

사랑 얘기

by 박승만 2022. 11. 8. 23:19

본문

그 여자 애는 내가 국민학교 (요즘은 초등학교라 한다고 들었다) 2 - 3 학년 경부터 보아 왔다. 그렇지만, 내 머리 속에 깊이 박혀있는 그 여자 아이의 모습은 - 내가 국민학교 5 학년 때, 나 보다 한살 어린 그 여자 아이는 국민학교 4 학년 때의 모습이다.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그 여자 아이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초록 계통의 원색 원피스를 입은 그 여자 아이는 머리를 양 쪽으로 땋아 내리고 하얀 얼굴에 cool 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멋적은 5학년 남자 아이의 눈에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어느 곳에서도 그런 것이긴 하지만, 그 당시 주일학교 남자 아이들 중에도 나의 라이벌이 한 명 있었다. 뭘해도, 항상 이 녀석과 겨루게 되는 - 그런 녀석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의 눈에도 그 여자 아이가 예뻐 보였나 보다. 주일학교에만 가면 이 녀석과 나는 그 여자 아이와 복도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 앉으려 난리 쳣었다. --- 치열했다.  좀 챙피한 얘기지만 ~~ 하도 치열해서, 어느 날 (여름 성경학교 중이었다고 기억 된다), 이 녀석과 주먹 다짐이 벌어졌었다. 결국, 선생님에게 끌려 나가, 모든 애들 앞에서 서로 주먹 쥐고 얼굴을 맞대고 서 있는 벌을 받던 것도 기억이 생생하다. ㅎㅎㅎ. 지금 이 넘은 어디서 뭘 하는지 ~~~~~결국 한 번도 사귀지 못하고 그저 짝 사랑으로 끝나긴 햇다.

 

어쩌다 보니 추억을 더듬을 수도 없게 사진 한 장 남은 것도 없이 그냥 흘러간 첫 짝사랑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 여자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 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 가게 될 때까지, 내 눈초리는 항상 이 여자 아이 모습을 더듬거리며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 애들에게 사랑 고백하는데 서투른 편이 아닌 내가 - 이 아이에게는 한 번도 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어쩜 사랑 고백하기 조차도 힘들게 좋아 했던게 아닌가? 생각케 되기도 한다.

 

당시 경희대 앞 회기동에 살던 이 여자 아이는 대학 들어 가며 더 이상 연락이 않되게 되었다. 경희대 가는 버스를 타면 (112 번 버스 이엇던가? 113 번 아니면 131 번?), 어쩌다 마주치긴 햇다. 망나니 같은 세월을 보낼때였으니 미친척하고 뭔가 해 볼만 하기도 했었을테지만, 그 때에는 이미 너무나 멀어져 버렷다. 그저 멀리서 바라 보는 여자로 남아 있는 것이 더 어울리는 그런 운명이었을 뿐 이었으리라 ~~.

 

누군가에게서 대학생이 된 그 여자 아이의 연애 얘기를 들으며 가슴이 무너져 내리던 기억도 있다. 아마도, 이 여자 아이는 내게 '여자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게 하는 첫 관문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아무 내용 없는 짝 사랑이었지만, 53 살 먹은 한 남자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첫 여자이다. 그 여자 아이가 이제는 늙어가는 한 여인으로서, 그때의 한 남자아이의 그리도 두근거리던 마음은 알지도 못한채로, 오늘 어느 곳에선가 잘 살고 잇으리라. 다시 기억을 더듬어 봐도 아쉽기만 하다 ---.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인 것을 ~~~.

 

 

'사랑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그리고 마지막, 실연 (2011-02-02 작성)  (0) 2022.11.08
첫사랑 (2010-03-11 작성)  (0) 2022.11.0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