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베니스를 11시에 떠났다. 한잠 자고 나니, 슬로배니아 였고, 코퍼 라는 작은 항구 도시에 도착해 있었다. 아침을 먹고는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구시가지 tour 를 하기위해 배를 나섰다.
바이킹 스타
사실 이 코퍼라는 도시는 작기도 했지만, 볼 것이 벌로 많지 않았다.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니 조그만 광장이 나왔다.
구 시가지 광장
이 발칸 반도의 도시들이 유럽의 역사에 얼마나 중요했는가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사라예보에서 울려진 총성으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곳이고, 유고슬라비아가 break apart 되면서 서로 죽이고 죽이는 내전이 얼마 오래되지 않은 곳이다. 더구나 우리가 잘아는 후배 하나가 world bank 에 일할때, 내전 후 유고슬라비아를 6 나라로 나누는데 참여한 사람이 있어서 어찌 보면 그 내용들이 익숙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들렸던 슬로배니아, 크로애시아, 몬테 니그로 - 어디를 가더라도, 서로 다른 넘들이 (그외 보스니아 세르비아도 포함) 얼마나 나쁜 넘들인지 서로 욕하느라 바빴다 -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누가 진짜 나쁜 넘들인지 도대체가 알수가 없었다. 아마도 다 서로 죽이느라 바빴고, 각자의 입장에 따라 죽일 넘들이 다 다를 것이리라. --- 하여간 한 가지 느낀 것은 아직도 그 적대감과 전쟁의 잔혹함이 이들의 가슴속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
코퍼 구시가지에 있는 마리나 앞 - 과거 소금 창고
걷다 보니 어디선가 marching band 소리가 들려 왔다. 이 날이 무슨 날이었는지 - 중학생들 같아 보이는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길을 따라 행진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신나서 주위로 몰려 들었고 - 우리도 그 중 하나였다. Tour 를 마치고 자유 시간이 되어 골목길을 돌아 다니니, 이 marching band 가 골목길로도 돌아 다니고 있었다. 고생이 되었으리라.
도시가 작아서 볼 것도 별로 없기도 하였지만, 다음 날 도착하는 크로애시아 Zadar 까지의 거리가 꽤 되어서인지, 배가 오후에 일찍 출항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배로 돌아 왔다. 오후에 있는 강연 중 하나를 듣고, 저녁에는 배에 있는 특별한 식당 3곳 중 한 곳에 예약이 되어 있었기에, 긴 바지와 셔츠를 차려 입고 그곳에 가서 잘 먹었다. 바이킹은 다른 크루즈들과 다르게 정장을 차려 입지 않아서 좋았다.
저녁 식사 차림으로
또 잘 자고 일어 나니, 배가 Zadar 에 도착해 있었다. Old town 바로 옆에 있는 항구에 정박하게 되었다고 선장이 자랑하였다. 아마도 크루즈 배들이 어느곳을 먼저 차지하는 가가 꽤나 중요한 모양이었다. 선장의 말로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 바이킹이기에 그렇다고 하는데 - 다른 곳에서는 멀리 정박하기도 하였어서 - 그 말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배를 탄 관광객 입장에서도 다 내려다 보이는 관광지 바로 옆에 정박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 날의 excursion 은 아침에는 이곳의 유명한 Krka national park 를 돌아 보고, 오후에는 구 시가지를 돌아 보는 바쁜 하루였다. 아침 일찍 배에서 나와 준비된 버스를 타고 Krka 국립공원으로 향하였다. 일찌감치 바이킹을 탄 관광객 수백명이 몰려 들면서, 공원이 붐비기 시작하였다 ???.
이미 작년에 스탄디나비아 여행에서도 썼지만, 어디를 가건 크루즈 배가 한척이 들어 오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 조용했던 Stavanger (노르웨이) 에서도 배 한척이 들어 오니, 갑자기 도시가 달라 보였다. 더구나 5,000 명이 타는 요즘의 엄청 큰 배들이 들어 닥치면 - 어느 도시건 난리법석이다. 나중에 얘기 하겠지만, 며칠 후 우리가 Santorini 에 갔을때 크루즈 배가 그 날 6척이 몰려 들어 왔었다 --- Santorini 가 터져 나가는 줄 알았다 ???.
Krka national park
잘 마련된 deck trail 을 따라 공원을 돌아 보았다. 참 아름다웠다. 깨끝한 물과 폭포와 숲이 절경을 이루웠다. 다행이도 바이킹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일찍 왔기에, 그래도 우리는 덜 붐비면서 Krka national park를 돌아 봤다고 한다.
Krka national park
엄청 높은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폭포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어찌 물살이 그리도 비단 폭 같아 보일 수 있는 것인지 ---.
Krka national park 근처에서 다함께 점심
식당 마당에서 돌아가고 있는 통퇘지 bbq
점심 후 버스를 타고 돌아 와 Zadar old town 을 돌아 봤다. 전날의 코퍼 보다는 크고 볼 것도 많았다. 로마 시대부터의 유적들도 많았다.
Zadar old town
이곳에 유명한 것으로는, 우리 배가 정박한 곳 바로 옆에 있는 Sea Organ 이었다. 바닷가 방파제처럼 만든 큰크리트 계단에 오르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바닷물 파도가 오르간 파이프에 밀려 오면서 소리를 내는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그렇다고 멋진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파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오르간 소리가 독특하였다. - 보이지는 않지만, 아래 사진에 아내가 서 있는 계단 속에 오르간이 있다.
지중해는 어디를 가도 그렇지만, 물이 너무 맑다. 찬란한 햇빛 아래 부서지는 푸르른 지중해는 누구든지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 그런데 아내가 진짜로 뛰어 들었다!!! -- 수영복도 입지 않고, 그냥 돌아 다니던 차림 --- 그대로 뛰어 들었다 ???? !!!!! ---
그 전날 우리가 싸운 것도 아니다. 여행이 맘에 들지 않아서도 아니다. 더구나 죽고 싶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 그냥 지중해가 너무 유혹적이었다 !!!! 평소에도 아내는 지중해에서 수영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난 15년간 꽤나 여러번 들려본 지중해에서 뛰어 들어간 본 적은 없었다. 평소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아내로서는 사실 오래 참은 것이었으리라! --- 어쨌건, 깊고 푸른 바다 속에 뛰어들어 본 아내가 멋져 보였다 !!!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박수를 쳐 주었다.
Sear Organ 이 있는 곳에서 - 지중해로 뛰어 들기 직전의 아내!!
Sea Organ 옆에서 바이킹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물론 뛰어들기 직전)
보이는 구멍들이 Sea Organ 소리가 나는 곳
이곳의 또 하나 유명한 것은 LED light 로 만든 광장이었다. 유리로 만든 바닥 아래에 LED light 를 깔아서 저녁이면 온갓 색으로 Light show 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몇 달전에 어떤 한심한 넘들이 유리 바닥을 부셔놔서 지금은 작동치 않고 막아 놓기만 하여서 너무나 아쉬웠다.
배에서 내려다 본 Sea Organ 과 LED light circle
처제 부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차림으로 배로 돌아 온 아내는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는 배의 수영장으로 달려 갔다. 이 배에는 수영장이 두곳인데, 뒷쪽 끝에 자리 잡은 Infinite swimming pool 으로 가서 수영을 즐겼고, 나는 주위를 맴돌며 먹는 것에 집중하였다 ??.
크루즈 인피니티 수영장에서
이날 저녁은 배에 있는 3개의 특별한 식당 중 하나인 이탤리언 식당에 예약을 해 놨기에 그곳으로 우르르 몰려가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정말로 먹는 걸 좋아 하는 사람에게는 (예를 들어 --- 나같은 사람에게는) --- 천국이었다.
사실 이곳 바다는 지중해라기 보다는 Adrian Sea 가 정확한 말이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이태리이고 이쪽으로는 슬로배니아, 크로아시아, 몬테니그로, 그리스로 이어지는 달마시안 해안이라고 한다. 매일 보는 석양이지만, 우리 객실의 발코니로 나와 한 장 담았다.
이날 밤에는 공연장에서 ABBA 음악 공연이 있었다. 나이 층에 맞아서 인지 꽉 찬 극장 안에는 늙은이들의 열기가 아주 뜨거웠다. 다들 신나게 band 와 singers 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일도 많았고 아주 즐길 수 있는 하루였다. -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고 잠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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