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썼다고 기억이 되지만,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만 촛점을 맞추는 것 - 또는 신앙 생활을 혼자 한다는 것은 – 우리가 꼭 피해야 할 지독한 교만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라는 공동체를 통해, 다른 믿는 이들과 함께 신앙 생활을 해가며, 그 가운데서 임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아 가는 것이 신앙 생활이라 믿는다. 새로운 형제 자매를 만나면, 우연이 없으신 하나님께서 이 분들을 만나게 하시고, 이 분들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관계를 이뤄나가시길 원하시는 것인가? 함께 찾아 가는 것이 신앙 생활이라 믿는다.
물론 그 교회 생활이 만만치가 않을 때가 많다. 때로, 부딛히고, 오해를 받고, 심지어는 전혀 근거 없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괜히 피곤해지곤 한다. 때로 얼마나 교회 생활이 피곤하면,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만 촛점을 맞춘다’ 또는 ‘신앙 생활을 혼자 한다’ 라는 생각을 할까? 라고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할 일도 많은데, 내가 여기서 욕먹으며 뭘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다.
내가 가끔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세상적인 관점으로만 봤을 때, 교회는 참 이상해 보일 것이다.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데, 돈 내고 (그것도 수입의 10% 나 내고), 시간과 정열을 쏟아가며 일은 죽어라 하고, 욕은 욕대로 다 먹는 – 아주 신기한 곳으로 보일 때가 많다. ?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교회가 그리 실망이 되더라도, 지독히 피곤한 교회라 하더라도 – 주님이 머리가 되시는 교회를 떠난 혼자만의 신앙 생활은 ---- 치료가 불가능한, 지독한 교만일 뿐이라 믿는다. 주위에 이런 분이 많지않는 것이 축복이라 믿는다.
때로, 함께하는교인들께 교회에서 일하는 것이, 교회 생활 하시는 것이 재미있냐고 물어 보기도 한다. 물어보면, 보통 반응이 다음의 네 가지 정도로 나타나는 것 같다.
1. 재미 없다.
2. 재미로 하는 건가요?
3.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4. 재밋다.
물론, 말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없다’ 라는 답 속에는 사람에 따라 재미 있는데 ‘재미 없다’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것이리라. 만약, 진짜로 신앙/교회 생활이 재미 없다면, 도대체 교회가 어떤 상태이기에 재미가 없을까? 라는 교인의 한 사람으로써의 자책감이 먼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신앙/교회 생활이 진짜로 재미 없으신 분들께, 하나 권면해 드릴 말이 있다. 왜 재미 없다고 생각하시는지 – 한번 깊히 자신을 점검해 보시길 권면드린다.
근본적으로, 교회는 주님을 경배하는 공동체이다. 다른 말로, 나를 경배하는 공동체가 아니란 의미이다. 내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내가 동의 할 수 없는 결정이 있더라도, 또는 내게 감동이 없는 말씀이 전해지더라도 – 교회는 나를 경배하는 곳이 아니란 의미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사람 혹은 나 자신을 바라 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곳이 교회란 의미이다. 이 점에 대해선 ‘교회에 실망하신 신앙인들께 드리는 권면’ 이라는 나의 블로그 글 속에 이미 썼던 내용이기에 이만 생략하려 한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재미로 하는 건가요?’ 라는 답에 있다. 그 말의 뜻 속에 ‘그냥 재미를 찾아서 몇년 해보다 마는 것이 신앙/교회 생활이 아니지 않느냐?’ 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고, 신앙/교회 생활이 재미란 것과 다른 것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앙/교회 생활이 다 버리고, 자신을 비우고 헌신하기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문제라고 믿는다. 신앙/교회 생활이 경건하고 엄숙한 것이라서, ‘재미’ 라는 세상적인 말초적인 것과는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재미 없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 왜냐하면 - -- 왜냐하면, 재미는 ‘기쁨’ 이기에 그렇다. 기쁜데 재미없는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 매 주일 드리는 예배를 보자. 예배가 재미가 없고 기쁨이 없다면, 그것의 어떤 의미일까? 예배가 주님을 만나는 곳이라면, 주님을 만나는 것이 재미가 없고 기쁨이 없다면 문제가 아닐까? 찬양을 하며, 재미가 없고 기쁨이 없다면, 도대체 뭘 찬양한다는 말인가? 성도간의 교제에 재미가 없고 기쁨이 없다면, 주님이 머리가 되시는 교회라는 공동체가 뭔 의미란 말인가?
이 블로그에 몇번 썼듯이,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힘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자전거를 열심히 탄다. 날씨가 따뜻해 지면 악착같이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자전거를 끌고 나가는 것을 수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자전거를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그리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신앙/교회 생활이 경건해야 하고 엄숙함이 필요한 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 신앙 생활이 피곤한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앙/교회 생활도 악착같이 타는 자전거 처럼, 결국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다 버리고, 교회를 위해 땀을 흘리며 수고하는 것 만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함을, 또한 공동체에 여러 모양으로 임하시는 주님을 즐기며 재미있게 신앙/교회 생활 하는 것이라 믿는다.
때로, 신앙/교회 생활을 헌신으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뭔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주님께 헌신한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 그리 말씀하시는 분들의 뜻도 좋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 결국 신앙/교회 생활은 ‘포기’ 보다는, ‘재미’를 얻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바치는 것도 많으리라 생각이 된다. 이미 말했듯이, 신앙/교회 생활 때문에 시간도 바치고, 돈도 바치고, 때로 자존심도 바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바치는 것이 아닌, 포기하는 것이 아닌, 기쁨으로 얻는 재미라는 것이다. 할 일도 많지만, 그럼에도 섬기는 것이 너무도 기쁘고 재미있기에 섬기는 것이다.
결국, 나를, 이 죄인을, 그리도 사랑하시고 목숨을 바치며 섬겨 주신 분이 바로 우리의 주님이 아니신가?신앙/교회 생활은 몇년 해보다가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생을 하는 것이기에, 재미가 없이 하는 신앙/교회 생활은 근본적으로 오래 갈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Westminster 소요리 문답 1번을 상기하고 싶다. “질문: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이 무엇인가? 정답: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 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기쁨으로 재밋는, 너무나 재밋는 ‘즐거워 하는’ 신앙/교회 생활을 간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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