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학기를 끝냈다. 벌써 시작한지 2년이 되었지만, 새 학기를 맞을 때 마다, exciting 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읽고 - 공부 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수십년전 젊었을 때, 이리 열심히 공부 했었으면, 뭔가 좀 위대한 사람이 되었을텐데 ---?. 비록 한 학기에 한 과목씩 하는 - 누가 보기엔 한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에겐 너무나 의미가 많은 지난 2년이었다. 가을에 맞을 새 학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학기마다 배운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였지만, 이번 학기에 들었던 Gospels (복음서) - 너무나 즐기며 신나게 배울 수 있었던 한 학기였다.
오래전에 나는 나이가 먹으면 뭐하고 지낼까? 라는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었다. 지난 27년간 해 온 내 직업은 Data analyses (자료 분석) 이었다. 정부를 상대로 consultant 로서 자료 분석을 해 주고 돈을 받는 그런 일이었다. 다른 글에 또 쓰겠지만, 나는 이 직업이 내게 가장 잘 맞고, 세상 최고의 직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듣지 좋은 말로 그리 말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이다. 물론 paper 를 내야할 마감 때가 다가 오면 밤을 새가면서 일을 하기도 많이 했고, 또 고생할 때는 어지간히 고생하였지만, 그래도 이 일은 내게는 너무나 큰 축복이었다. 돈도 꽤나 잘 벌었고, 몇 차례 마감 때만 제외하고는 시간적으로도 여유도 꽤 있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려고 한다.
하여간 27년간 이 일을 해오다 보니,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지난 몇년 전부터 일에 재미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는 나이도 점점 많아지면서, 일도 조금씩 줄여 가면서, 은퇴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제일 큰 문제는 뭘 할 것인가? 였다.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오래전부터 해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평생을 크리스챤으로 살아 오면서, 항상 나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 성경에 대한 갈증이었다. 매 주일마다 설교 들으며, 또 띠엄 띄엄 성경 읽으며, 나의 성경에 대한 이해가 그저 단편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었다. 평생 기독교인으로 살아 왓지만, 내가 얼마나 주님의 말씀을 잘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신학대학원에 가서 성경을 공부해 보고 싶는 마음이 굳어져 갔다.
또, 이런 생각 뒤에는, 오래전 한 목사의 투념 같은 말이 그 배경에 있기도 하였다. 약 20년전 가량, 내가 섬기는 교회에 담임 목사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그 때에 부목사였던 분이 교회를 떠나면서 '이 교회에 지금 예수님이 오셨다면,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예수님을 알아 볼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라는 투념 같은 말을 한 것이 내 마음 속에 깊이 박혀 왔다. 과연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나는 어떨까?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까? ----------
알아 볼 수 있으리라 믿고 싶었다. 하지만, 평생을 성경을 읽으며, 최선을 다해 성경에서 가르키는 대로 살려고 노력해 왔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나에게는 없는지 자신 할 수가 없었다. 알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결국 예수님을 못박은 사람들이 그들 아닌가? ---- 내가 바리새인들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할 수 없었다. 자신 할 수가 없었기에, 성경을 제대로 배워보기를 원했다. 깊히 파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일을 점점 줄여 가면서, 2년 전에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라는 신학 대학원에 지원을 하고, Biblical Studies 로 이제 2년을 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오래 동안 하고 싶다. 졸업을 하고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배우고 싶다. 주님깨 돌아 가기 전까지 꾸준히 배우고 싶다. 같은 class 의 학생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두 세 사람 중 하나이지만, 젊은 친구들 보다 너무느려서, 때로 허덕이면서 따라 가려고 노력 중이지만, 전 날 읽은 것을 다음 날이면 다 잊곤 하여서 다시 두번 세번 복해 읽어도 겨우 남을까 말까 하는 한심한 처지이지만 ---- 그래도 너무나 신나게 즐기고 있다. 기억력이 너무나 않 좋아져서,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서는 시험 볼 때마다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즐길수 있게 축복해 주신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김상복 목사님 (0) | 2022.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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