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 전날 남은 사골국에 가지고 간 누룽지를 말아서 맛있게 먹고, 기차역으로 가서 Holmenkollen 이란 곳으로 가는 지하철/전철을 탔다. 이곳은 노르웨이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렸을 때, ski jump 종목이 열렸던 곳이었다. 오슬로 시내에서 약 한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있고, 굽이 굽이 산길을 노르는 기차를 타고 오르며, 지나는 동네들을 구경할 수도 있었고, 멀리 내려다 보이는 오슬로 시내와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재밋는 길이었다.
Holmenkollen 가는 길
이쁜 집들이 주위에 많은 기차역에서 ski jump 와 스키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Downhill 스키 타는 사람의 조형물이 있는 건물이 나오고 (노르웨이 스키 협회 건물), 그 뒤로 솟은 스키 점프대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하였다.
노르웨이 스키 협회
조금 더 올라가니, 붉은 색의 멋진 건물이 눈에 들어 왔다.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에 호텔인 것 같아 보였다. 사진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참 예쁜 건물이었기에 한장 찰칵했다.
아득해 보이는 스키 점프대는 cantilever 로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중간 이후부터는 받치는 구조물이 없었다. 올려다 보며, 더구나 바람이 엄청 부는 날이었기에, 꼭대기는 어지간히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쪽은 스키 박물관으로 되어 있었고, 점프대 안으로 경사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오를수 있었다. 한대 밖에 없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있었지만,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기에 약 10분 가량 기다려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이기에 오르면서 주변 사진을 찍었다.
막상 올라가 보니, 바람은 무지무지 불어댔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점프대를 달려 내려 가는 skier 들 때문에라도,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않될 것 같기도 하였다. 달려 내려가다가, 점프대가 흔들려 스키어가 넘어지기라도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하여간, 이곳에서 뻥 뚫린 사방을 돌아 보는 것이 참 좋았었다. 이 곳에서 까마득한 아래까지 zip line 이 있었다. zip line 만 보면 헷까닥 하는 아내가 zip line 타자고 나를 꼬셔 대었다.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 때문에 너무 위험하다고, 또 아무도 타지 않는 다고 아내를 겨우 설득하였다 ---- 설득이 되었기에 다행이지, 휴 ~~ 하마트면 큰 일 날뻔 하였다 ?.
올림픽 때 스키 점프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도대체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점프대는 얼머나 무시무시 할까? 궁금하였었다. 실제로 올라가서 보니, 상상하던 것보다 더 살이 떨리는 경관이었다 ?. 도대체 어떤 미친 사람들이 이 경사를 스키를 타고 달려 내려 가는지 ----- 이해 할 수가 없었다 ?. 뭐 ~~~ 그들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을테니, 내가 뭐랄 것은 아니지만, intermediate slope 에서도 빌빌대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상상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리라!
내려다 본 살벌한 스키 점프. 위로 zip line 이 보임
스키 박물관은 역대 스키 챔피언들의 스키도 모아 놓고, 약 100여년 동안, 이 스키 점프대의 변화된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였다. 1920 년대의 스키 점프 세계 기록은 20 몇 미터 였다고 한다. 그런 기록이 요즘엔 150 -160 미터 가량이라고 하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미친 사람들이 더 길고, 더 높고, 더 위험한 스키 점프를 해왔는지 ---- 왜들 그러고 사는지 모르겠다 ?.
스키 박물관에서 저러고 노는 아내
박물관 밖에는 ski simulator 가 있었다. zip line 은 못탔지만, 뭔가 비슷한 거라도 해야 나중에 아내에게 책 잡히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simulator 를 타고 downhill 과 jump simulate 를 해봤다. 롤러 코스트 급의 경험은 전혀 아니었지만, 스키 선수들이 어떤 스피드와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달리고 나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스키 simulator
다시 기차를 타고 Grunerlokka 라는 동네를 찾아 갔다. 이곳에는 matthallen 이라는 market 가 가볼만 하다고 읽었기 때문이었다. 강물이 흘러 가는 낮은 계곡 안에 옛 창고 건물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쓰지 않는 건물을 renovate 하여서 식당과 식료품 파는 곳이 들어차 있었다.
matthallen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몇 바퀴를 돌았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다. 이것도, 저것도 --- 다 먹고 싶은 이 고민은 언제나 없어질려나 ?? 결국 나는 salmon poke 를 (하와이 스타일의 연어 덥밥?), 아내는 shrimp 와 오리 open sandwich 를 먹었다. poke 도 괜챤았지만, 아내의 shrimp open sandwich 는 맛이 아주 좋았어서 또 사다가 먹기도 하였다. 아내는 이 새우 오프 샌드위치를 여행 내내 두고 두고 얘기 하였다. 어디를 가도 맛의 비교를 이 것과 하는 것을 보니, 이번 여행의 맛의 기준이 이 오픈 샌드위치로 정해진 것 같았다.
참고: open sandwich 는 빵이 위 아래 양쪽으로 덮인 것이 아니라, 아래 쪽만 있어서 안의 내용물이 다 보이게 만드는 샌드위치임. 스캔디나비아는 어디를 가도 파는 곳이 많았고, 안의 내용물들을 기가 막히게 예쁘게 해 놓은 샌드위치도 많아서 진열된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 있음.
matthallen 안쪽
맛있는 점심 후, 아기자기한 그 동네를 더 둘러 보는 downtown 으로 돌아 왔다. 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날 오후 5시부터 시청앞 광장에서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free concert 가 있다고 들었었기 때문이었다. 광장에 다다르니, 엄첨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었다. 가방 검사를 하느라 줄이 길어서, 다른 쪽을 가면 줄이 없을 것 같아서 다른 쪽으로 가 보았다 -- 줄이 몇 배는 더 길었다 ☹.
잠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 보니, 온통 teen age 청소년들이 거의 다 였고, 띄엄 띄엄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 아주 띄엄 띄엄 --- ☹, 머리가 하얀 나 같은 사람이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이 ---- 좀 이상한 모습이었다 ---- 줄에서 슬쩍 빠져 나왔다.
하여간 그래도 concert 라니, 또 여기 concert 분위기는 어떤가 구경해 보고 싶어서, 대형 스크린이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 자리를 잡고 기다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 그런데 ---- 아무리 기다려도 시작하지를 않앗다. 사람들은 꾸역 꾸역 몰려 들었지만, 또 뭔가 유명한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지 환호성은 울렷지만, concert 는 시작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8시나 되어야 작한다는 것이었다 ☹ --- 이미 한 시간 가량 기다렸는데, 앞으로도 2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 -- 어쩔 수 없이, 그냥 시내를 걸으며, 기차역에 들려 스시를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짜장면과 스시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감하였다.
기다리다 보지도 못한 콘서트
8: 버겐2 (2018-07-21 작성) (1) | 2022.11.11 |
---|---|
7: 오슬로4 & 버겐1 (2018-07-20 작성) (0) | 2022.11.10 |
5: 오슬로2 (2018-07-17 작성) (0) | 2022.11.10 |
4: 스톡홀름4 & 오슬로1 (2018-07-14 작성) (0) | 2022.11.10 |
3: 스톡홀름3 (2018-07-13 작성) (0) | 202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