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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담임목사 (2011-11-20 작성)

신앙 얘기

by 박승만 2022. 11. 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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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동료 장로님의 큰 딸 결혼식이 있었다. 좀 더 젊었을 때에는, 결혼식에 갈 때마다 나 자신을 돌아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딸을 시집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더 돌아보게 된다. 아마도, 대학생 딸 둘을 둔 아빠로써의 자연스러운 일 일 것이다.

 

어제 결혼식을 지켜 보며, 나는 교회와 담임 목사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흔히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 선보고 하는 결혼의 관계에 많이 비유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맞는 담임목사를 찾게 되기를 하나님께 간구하는 가운데 찾다가, 잘모르는 두 party 가 만나서 믿음 가운데 서로에게 commit 하며 서로를 알아가며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 사실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결혼을 해서 살다 보면, 아내에 대해 (내가 남자라서 남자의 관점으로 보게 됨) 알아 가게 되듯이, 담임목사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물론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때로 아내가 내가 이해하던 아내와 다른 경우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나는 과거가 없는 여자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살다 보니 아내에게 과거가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아마도 그런 경우 일 것이다.

 

또 좀 더 직접적인 다른 예를 들자면, 나는 아내가 처녀인줄 알고 결혼하고 살아 왔는데, 어떤 사람을 통해 아내가 순결치 않은 여자였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이런 경우에, 어떤 남편들은 아내에 대한 엄청난 실망 불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순결한 여자라고 믿고 살아 왓는데,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찢긴 꼴이라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고 느끼며, 아내의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결혼까지 순결 했는데, 당신은 어찌 순결치 못했느냐? 어떻게 남편에게 숨기며 살았느냐? 이제 뭘 믿고 사느냐? 순결치 못한 것을 알았으면 당신과 결혼하지도 않았을텐데 왜 그런 것을 숨겼느냐? 라고 탄식하며 분노를 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남편은 결국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이제는 헤어지길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남편을 이해 할 수 있다. 혼전 순결을 중요시 여기는 남자라면 그럴수도 있을 것이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게 가장 큰 두가지 문제는: 첫째, 그것이 결혼을 파하고 이혼을 할 수 없는 만큼의 죄인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결혼 후에 다른 남자와 간음을 햇다면, 그 결혼이 살아 남기는 쉽지 않은 일 일것이다. 하지만, 결혼 전의 과거가 진정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사유일까? 둘째로,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남편이 과연 이 결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해 봤는가? 하는데 있다.

 

결혼을 하기전, 하나님의 뜻에 맞는 배우자를 보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여 그 기도의 응답으로 결혼을 햇는데, 살다보니 자신이 원하던 만큼 순결하지 못한 여자라고 이혼을 해 버린다면, 애초에 그런 결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그 남편은 도대체 무엇이라 이해했던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리 이혼해 버린다면, 애초에 기도의 응답도 없었던 것이고, 하나님의 뜻은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고, 그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무의미한 만남이엇고 실수였던 것이란 말인가?

 

이리 헤어지는 모습은, 그저 슬프고 실망한 감정에 휩쓸린 non-Christian 의 모습과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이 된다. 이혼하자는 결정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다. 좀 살아보고, 실망하는 것이 있으면, 헤어지면 된다. 요즘의 우리의 세대가 그런 세대이다. 하지만, 크리스챤은 세상과 같은 모습일 수는 없고 세상의 모습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성숙한 크리스챤의 모습은 그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몇년 살아보다 실망하면 헤어지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실망을 아내에게 분명히 알게하고, 그리고 아내가 앞으로 다시는 숨기지 않기를 약속하면, 그런 아내를 품고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며칠 전, 한 형제의 말이 떠오른다. 결정은 그냥하면 되는 것이지만, 책임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였다. 크리스챤으로써 책임있는 결정은, 부족한 아내를 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던 이 결혼을 통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를 함께 찾고 깨달아 가는 결혼 생활이 되기를 위해 더욱 노력하여야 하리라 믿는다. 그리 하는 것이 책임있는 결정이라 믿는다. 더구나, 신앙의 리더들은, 주위 사람들이 그리 이혼하려 할 때, 그들을 권면하며 그러지 말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교인들이 힘들어 한다고, '그럼 헤어져야죠' 라고 말하는 신앙의 리더가 진정 신앙의 리더일까? --- 깊히 생각해 보기를 진심으로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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