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렇듯이, 늦게 일어 났다. 또 항상 그리하듯이, 스톡홀름 전체를 돌아 보기 위해 hop on and off bus 이틀치 표를 샀다. 버스를 타고 박물관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가던 중, 아주 예뻐 보이는 야외 카페가 눈에 띄었고,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얼마 후 있을 한국 대 스웨덴 경기를 이곳에서 보자고 아내가 꼬셨다 - 기쁜 마음으로 꼬심에 넘어가 주었다 ?.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게된 야외 카페 - 월드컵 한국 대 스웨덴을 본 곳
일단은 스톡홀름의 가장 가 봐야 할 곳이라는 Scansen 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한국의 민속촌처럼, 스웨덴 사람들의 민속촌이었다. 가다 보니 ABBA Museum 을 지나쳤다. 누구나 그랬듯이 우리도 아바를 참 좋아했다. 하지만, 박물관까지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기에, 지나치며 버스에서 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Abba Meseum
사실 나는 한국에서도 민속촌을 가 본적은 없다. 어쩌다 인사동을 들리거나, 남이섬에 가게 되면 민속촌 비슷하게 조그맣게 해 놓은 곳을 가 본 것 등이 전부다. 한국 민속촌을 가 보지도 않은 한국 사람이 스웨덴에서 스웨덴 민속촌을 가 본게 좀 이상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들려 보기는 잘 한 것 같았다. 겨울에 영하 수십도로 내려가는 척박한 북쪽의 삶이 확 다가 오는 경험이었다. 살아 남기 위해, 온갓 방법을 다 동원 한 것이 눈에 들어 왔다. 창문도 작고, 바닥도 땅에서 올려 지었고, 키도 어지간히 큰 이 사람들이 침대에서 구부려 자게 (그러면 좀 더 따뜻하다고 함) 만들어 진 -- 등등이 곳곳에 눈에 들어 왔다.
옛 건물들
성경의 얘기들로 만들은 Tapestry - 다윗과 골리앗이라고 함
내가 항상 하는 짓 - 스웨덴의 전통 말 장난감을 타고
축구 시합 시간이 되어서, Scansen 을 나와 버스를 타고, 아까 봐 둔 카페로 갈려고 버스 운전사에게 Nordic Museum 앞에서 내려 달라고 하였다. 정류장이 아니라며 인상을 쓰고 않 된단다. 나도 인상을 더 팍 쓰며, 내리는데 1초면 되는데 뭘 그러냐고 따졌더니, 투덜 대기는 하였지만 꼬리를 내리며 내려 주었다. 잘 하면 -- 축구도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야외 카페는 이미 만원이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Blue and yellow 옷을 입고 맥주를 들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도 한쪽 구석이기는 하였지만, 커다란 스크린 바로 앞에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하였지만, 수백명 속에 단 둘이었다 - 그래도 주머니 속에 든 pepper spray 를 꽉 움켜 잡고, 소리 꽥꾁 질러 대었다. 앞에 앉은 여자 분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인사해 줘서,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 ?. 햄버거를 움켜 잡고 응원은 열심히 햇지만, 결과는 --- 과히 ---
여러 해 전 한국에 갔을 때, 월드컵 길거리 응원 한 것을 썼었다. 쌍소리를 써가며 욕을 해대는 한심한 주위 모습에 실망했던 얘기도 썼었다. 물론 스웨덴 말을 모르는 우리가 주위에서 해 대는 말들이 어떤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들 수백명 가운데 욕을 하며 응원하는 사람은 전혀 있어 보이지가 않았다. 과거 유럽 훌리건들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극소수의 예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 내내 가는 곳마다 월드컵 경기를 카페에서 식당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무 곳에서도 지나치게 흥분하며 욕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전혀 눈에 띄이지 않았다. 한국보다 열기가 덜해서 놀라기도 하였지만, 차분히 보는 모습에 더 놀라게 되었다.
축구 후에는 바로 근처의 Vasa museum 으로 향하였다. 1628년 스웨덴과 폴란드의 전쟁에 이기기 위해, 이전까지는 포함들이 1층에만 있었는데, 처음으로 2층 포함이 설치된 Vasa 라는 군함을 만들었다고 한다. 구스타프 아돌푸스라는 왕의 명령으로 가장 화려하고 가장 강력하게 여러해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왕이 보는 가운데 화려하게 진수식을 한 이후, 약 20분간 1,300 미터 가량 가다가 기우뚱하더니 그냥 침몰하고 말았단다 ?. 포함을 2층에 걸쳐 놓으면서, 배가 너무 무거웠고, 무게 중심이 너무 높아져서 그리되었다고 한다.
하여간, 그 당시 가장 비싼 물품인 포함들만 건져 낸 후, 기억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61년 발견되어서, 선체가 거의 완전한 모습으로 건져 올렸고, 그 배 위로 박물관을 건축했다고 한다. 막상 가서 보니, 배의 규모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상이었다. 그리고 스웨덴의 차갑고 산소가 적은 dark water 가 수백년간 배가 상하지 않게 된 원인이라느는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Vasa museum 을 나와서는 hop on n' off bus 를 타고 스톡홀름 도시를 둘러 보았다. 스톡홀름 뿐 아니라 스탠디나비아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정교한 장식 같은 것은 확실히 떨어졌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옛 빌딩들이 잘 보존된 도시들이기에, 어디를 가도 볼 것도 많고 부럽기도 하였다.
돌아 다니다 지친 다리를 끌고 저녁을 먹으러 Gamla Stan 으로 돌아 갔다. 원래 가려고 했던 Viking 식당에 가보니, 예약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이라고 하여서 근처의 카페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스웨덴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라 알려진 meat ball 과 herring (청어?) 절임, 그리고 fish soup (boullabaise 랑 비슷한 해물탕) 으로 저녁을 먹었다. 청어 절인 것을 여러 소스에 같이 먹는 것은 이번에 처음 먹어 봤다. 생각 외로 비린내도 없고 먹을만 한다고 생각 되었다.
감라스탄에서 가장 좁은 골목 - 내 뒷 사람들도 저러고 사진 찍고 있었음
청어 절임 in 3 sources
Fish Soup
Meat ball (moose meat 로 만든다고 함)
저녁을 먹고 나서는 한적해진 골목길을 따라, 운하 쪽으로 내려가, 운하를 따라 걸어 호텔로 돌아 갔다. 밤 10시가 되어도 전혀 밤 같지가 않아서 영 적응이 되지가 않았다. 그저 훤하기만 하고, 사람만 줄어들고 가게만 문을 닫았을 뿐이지, 어두워지지를 않으니 ----- 참 신기하기도 하였고, 호텔 방 커튼 사이로 밤새 훤한 빛이 있어서, 이번 여행의 처음 며칠 간은 잠이 오지 않아서 꽤나 애 먹었다. 원래는 여행가면 더 푹 잘자는 사람인데 ---- 쯧 ☹
밤 10시경 아직도 훤한 감라스탄 거리
6: 오슬로3 (2018-07-19 작성) (0) | 2022.11.10 |
---|---|
5: 오슬로2 (2018-07-17 작성) (0) | 2022.11.10 |
4: 스톡홀름4 & 오슬로1 (2018-07-14 작성) (0) | 2022.11.10 |
3: 스톡홀름3 (2018-07-13 작성) (0) | 2022.11.10 |
1: 스톡홀름, 스웨덴 (2018-07-10 작성) (0) | 202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