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3: 베를린3 (2018-08-03 작성)

해외 여행 얘기/2018 Scandinavia

by 박승만 2022. 11. 11. 10:18

본문

이 날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돈 때문에 문제가 많앗던 날이었다. 전날에 가보지 못한 곳들을 돌아 보고 근교에 있는 Markthalle 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Hop on Bus 를 기다렸지만, 왠일인지 기다리는 버스가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 기다리며 생각해 보니, 맨날 뭘 먹고 마실까? 만 생각하는 내 모습을 회개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은혜의 순간이엿다 ?. ---- 즉시로 근처 Museum Island 로 발길을 돌렸다.

 

 

Franzosischer Dom

 

 

 

사실 이제는 어디를 가도 박물관을 그냥 겉으로 구경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박물관에 한번 가면 몇 시간씩 걸어 다니는 것이 점점 힘에 부쳐서 그러기도 하고, 또 이제는 어디를 가도 다 그놈이 그놈 같아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버가몬 박물관이 바로 근처라 하니, 회개차 먹는 것 대신 지식의 양식을 찾기로 한 것이다 ?.        

 

Museum Island 는 베를린을 가로 지르는 Spree 강과 Spree 운하 사이의 작은 섬이다. 이곳에 Berlin Dom 이 있고, 바로 옆에는 Pergamon 과 Neues 박물관이 잇고, 또 Alte 국립미술관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베를린 돔 앞 광장으로 가니, street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여렇 있었다. 그중 한 친구가 기타를 치며, 우리가 좋아하는 classic rock 을 신나게 부르고 있었다. 과감하게 $5 짜리 지폐를 놓와 주니, 무척이나 고마워 했다. 역시 회개한 직후라서 그런지, 뭔가 좋은 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엄청난 크기의 베를린 돔을 들어가 보고 싶기도 하였지만, 예배 드리는 사람들외에는 못들어 가게 해서 아쉬웠다.  

 

 

시커멓고 massive 한 베를린 돔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Pergamon museum (계시록의 7 교회 중 하나, 오래전에 터키 여행 중에 들리기도 했었음) 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였다. 사실 나는 요즘 구약을 공부하는데 재미가 들렸었다. 메소포타미아, 가나안, 이집트를 연결하는 Fertile Crescent 지역의 성경적 역사와 고고학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 버가몬 박물관은 꿈의 박물관이었다. 

 

들어 가자마자 느부갓네살의 Blue gate 가 나를 압도하였다. 바빌론 왕국의 전성기를 이룬 느부갓네살은 기원전 605-586 사이에 남유다 왕국을 속국으로 삼고, 유대인들과 유대 왕들을 바빌론으로 끌고 가고, 결국엔 586년에 예루살렘을 멸망시킨 왕이었다.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고, 바빌론의 Blue Palace 와 공중 정원으로 유명하기도 한 왕이었다. 바로 그 Blue Gate 가 버가몬 박물관에 실제 크기로 재현되어 잇었다. 나의 눈이 번쩍 돌아 갔다 ?.      

 

느부갓네살 Blue gate

 

 

 

당시 바벨론 성의 모형

 

 

Blue gate 성벽에 쓰여진 느부갓네살의 시

 

 

 

또 다른 방에는 Miletus 의 성벽이 통채로 재건 되어 잇었다. 사도 바울이 2차 전도 여행 중 돌아노는 길에 이곳 밀레도로 에베소 장로들을 불러 만나서 교회를 부탁하는 장면이 사도행전 20장에 기록되어 잇는 곳이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과거 카네기 박물관이나 대영 제국 박물관에 갔었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 독일 놈들, 영국놈들, 미국 놈들 --- 진짜 도둑들이었다. 저렇게 통째로 들고 오다니 !!   

 

 

서기 2-3 세기 경의 밀레도 모형

 

 

 

통째로 뜯어 온 밀레도 성

 

 

 

어쨌건, 이 박물관에는 내가 그동안 공부해 오던 Stele (돌로 만든 기념비), cuneiform (흙판 기록), 조각상, 무덤 등 --- 온갓 것들이 다 잇엇다. 평소에는 박물관을 대충 훓으며 지나가는 나 였지만, 이곳에서는 무엇엇 하나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 답지 않게, 다 세세히 보며 읽으며 오랜 시간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늦은 점심을 위해 강을 건너, 강가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뜨거워서, 그늘이 제일 많은 카페를 골랐다. 아내는 또 한번의 curry wurst 를 시도 하였지만, 이곳의 카레 소세지도 전날과 별로 다르지 않앗다. 바로 옆 자리에 호주에서 온 일행이 앉아 있어서, 함께 여행 얘기도 하며 나름 즐거운 점심이었다. 

 

그런데, 다먹고 돈을 내려하니, credit card 는 않되고 현금만 받는다고 한다 . 사실 이번 여행에 우리는 현금을 거의 가지지 않은채 다녔다. 그동안 유럽 갈때마다 쌓였던 지폐와 동전을 긁어 모아 가지고 간 3-40 유로가 전부 다 였다. 그것도 Tegel 공항에서 버스 타느라 쓰고, Stavanger 에서 기념품 사느라 쓰고, 남은 것은 거의 없었다. 어쩌냐고 물으니, 길 아래에 ATM 이 있으니, 가서 cash 를 찾아 오란다. 하지만, atm card 도 호텔에 놔 두고 왔기에, 그리 할 수도 없었다. 미국 달러로 내도 되냐고 물으니, 것도 않된단다. 옆에서 우리의 난처해 하는 모습을 보던 호주 사람들이 미국 달러와 유로를 바꿔 주겠다고 하였다. 너무나 감사히 그 제안을 받아 들여 간신히 돈을 치루웠다 .    

 

 

 

 

점심 후에는 다시 museum island 로 건너 갓다. 이집트 유적이 많다는 Neues museum 도 들러 봤고, Alte 국립 미술관도 둘러 봤다 --- 나중엔 파 김치가 되었다. 완전 녹았다 !!

 

 

Neues Museum

 

 

 

Alte National Galerie

 

 

 

너무나 지쳤기에, 택시를 타고 Topography of terror 으로 향하엿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찌들이 어떻게 유대인들과 소수민족들을 학살했는지를 볼 수 잇는 곳이었다. 전시된 것들을 돌아 보며, 점점 견디기가 힘들어 졌다. 너무나 잔악하고 악날한 인간의 모습에 -- 민족 우월주의에 -- 견디기가 힘들었다. 전시된 것을 1/2 쯤 돌아 보고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왜 이리도 악할 수가 잇는 건지 !!! --- 정말로 기가 막히고 인간의 간악함에 치를 떨게 만드는 곳이었다.  

 

 

Topography of terror

 

 

 

근처의 Potsdam Platz 로 향하엿다. 현대적인 건물들과 광장이 인상적인 이곳에는 한국 정부가 선물한 통일정이라는 정자가 잇었다. 광장을 돌아 보고 옆에 있는 mall of Berlin 으로 가서 맥도날드 시원한 drink 를 마시며 더위를 식혔다. 

 

 

Potsdam Platz 에 통일정

 

 

이날 저녁은 Potsdam platz 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국 식당을 찾아가 먹었다. 전날 Hop on bus 를 타고 돌다가, 도시 설명을 해주는 recording 중에 TV tower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 냠냠 이라는 곳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기 때문이다. Audio guide 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요즘 가장 hot 한 식당이라고 하였다. hot 하다는데, 가보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


가보니, 사람이 많앗다. 밖의 patio table 은 꽉 찾고, 안에 마지막 남은 자리를 겨우 구할 수 잇었다. 그런데, 또 제가 생겼다. 이곳도 cash only 라고 벽에 써 있었다 . 일하시는 한국 분들에게 사정을 하였다. 미국 돈로 낼테니 어떻게 않되겠냐? 이곳까지 지하철 타고 걸어서 찾아 왔는데 어떻게 않되겠느냐? 하며 부탁을 하였지만, 자신들은 일는 사람들이고 사장이 없어서 않된다는 말 뿐이었다. 아내는 포기하고 가자고 하였지만, 나 악착 같이 사장에게 전화 해 보라고, 또 미국 돈으로 팁까지 두둑히 얹어 주겠다며 계속 보챘다. -- 결국, 맛있게 쌈밥, 만두, 국수등을 먹을 수 잇었다. 약속한대로 50% 가량의 팁도 포함해서 달러로 주고 ?, 기분 좋게 호텔로 돌아와, 계획대로 않되고 돈 때문에 고생한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