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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일 - 나의 직업 (2) (2019-06-01 작성)

사는 얘기

by 박승만 2022. 11. 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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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고생을 하면서도, 배운 것이 없지는 않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엿지만, 우선 가장 큰 것은 --- 돈을 벌려면, 돈을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처음에 target 했던 Department of Labor 라든가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Department of Commerce  같은 곳은 내가 하는 분야에 쓰는 돈이 별로 많지 않았다. 내가 열심을 다했던 pension policy issue 도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당연히 기회도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2년 간이나 죽어라 팠다고 생각했었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점을 miss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때에 미국에서 Health Care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었고, Clinton 대통령이 single payer program 으로 대통령 선거에 들고 나오면서, health care 분야로 온갓 관심이, 그리고 당연히 돈이 몰리고 있었던 중이었다. 

 

사실 이 분야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또 죽어라 파기 시작했다. 게속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했고, 당시에 Health care financing administration (HCFA) 로 불리던 지금의 CMS 를 타겟으로 삼고 Medicare 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또한, 정부 기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분야에 큰 회사들도 접촉하기 시작하였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미국의 수도인 워싱톤에는 내가 하는 정부 상대의 consulting firm 들이 많이 있다. 워싱톤 순환 도로 이름을 따서, 그 중 가장 큰  consulting 회사들을 Beltway Bandit 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 분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내가 하는 분야의 big 6 는 RAND Corporation, Abt Associates, Urban Institute, Research Triangle Institute, Lewin Group, Mathematica Policy Research 이었다. 이들 회사를 쫒아 다니면서 나와 같이 일을 하던지 나를 써달라고 팔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로 일생을 걸고 쫒아 다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어떤 한 회사의 소개로 보스톤에 있는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회사와 연줄이 닫게 되었다. 이 회사에서 매릴랜드 주에 있는 power plant 의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그 중 조그만 data analyses 의 한 분야 맡을 수 있겠냐고 전혀 기대치 않았던 연결이 되었다. 하루하루 근근히 먹고 살아갈 걱정하던 나에게 그야말로 하늘에서 축복 같이 떨어진 일이었다. Hooray !!!!!!  이 일년 가량의  project 로 약 7만불 가량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이후로 HCFA 에서 약 2년반 가량 $300,000 짜리 project 를 얻게 되었다. ------ 결론으로, 이 두 project 가 나의 turning point 였던 것 같았다. 이리 말하면 욕 먹을지도 모르지만, 이 두 project 이후로는 우리 가정에서 재정적으로 걱정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그동안 씨를 뿌린 보람이 있었는지, 다른 회사들과 함께 proposal 도 쓰게 되었고, 함께 일하는 기회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 회사 중 특히 Mathematica Policy Research 라는 회사와 연결이 잘 되어서, 때로는 우리가 prime contractor 로, 때로는 우리가 Subcontractor 로, 여러가지 project 를 함께 할 수 있게 되고, HCFA 일을 더 할 수 있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고생하는 일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 지금까지 살고 있는 이 집을 짓고 이사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순전히 하나님의 돌보심이라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년에 proposal 30개를 쓰면서 다 떨어졌던 것이, 일년에 5 - 6 개 쓰면서, 그 중 한 두개를 이기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매릴랜드 주 정부의 일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전문 분야는 아니었지만, data collection & analyses 하는 일에 주 정부를 상대로 첫 proposal 을 내게 되었는데  그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처음에는 일년 contract 로 시작된 project 가 지난 연말까지 17년을 계속하게 되는 장기 project 가 되었다. 아마도 어느 분야에서도 한 project 로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는 경우는 무척이나 드문 일일 것이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재밋게 일도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였다. 참 돌아 보면, 어디를 봐도 주님의 축복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나에게도 큰 회사로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기도 하였다. 특히 CMS 에서 data analyses contractor 로 proposal 을 이겼을 때, 가장 큰 기회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그맣게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주님의 축복이라고 생각이 든다. 크게 되었어도, 내가 감당할 수 있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크게 벌이다가 크게 망하는 것이 나의 한계이기에, 주님께서 작게 하도록 그리 정하여 주셨던 것 같이 생각되어 더 감사할 뿐이다. 

 

지난 27년간 고생도 어지간히 하였지만, 사실 지난 22 - 23 년 간은 너무도 안정적으로 잘 살아 왓다. 그리고, 주님이 허락하신 아이 셋, 그리고 작년에 하늘 나라로 돌아간 우리 엄마, 또 끝없이 내 곁에서 나를 도와 주고 기도해 주고 support 해 준 아내에게 -- 부족함 없이 가장의 책임을 다 할 수 잇었던 것보다 도대체 무엇이 더 감사 할 수 잇단 말인가? 조그맣게 사업을 하였지만, 내가 미국에 이민 오면서 나 자신에게 기대던 것보다 더 더욱 잘 살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이 아닌가? 이제 일에서 은퇴한지 6개월이 되었지만, 어디를 봐도 감사할 일 뿐이라 것 - 그것이 어쩔 수 없는 나의 고백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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