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8. Yellowstone 1 (2021-10-13 작성)

본문

오늘은 미국의 첫번째 국립공원인 Yellowstone 으로 가는 날이었다. 뉴욕과 볼티모어에서 오는 처제 부부는 Jackson Hole 공항에서 만나 함께 rental car 로 Yellowstone 으로 오기로 했고, 우리는 salt lake city 로 부터 떠나서 만나기로 하였기에, 아침 일찍 떠났다. 유타에서 아이다호를 거쳐 와이오밍에 있는 Yellowstone 으로 가는 약 6 시간의 거리를 달려야 했다. 

 

나에게는 아이다호도 처음이었고, 와이오밍도 처음이었다. 유타를 지나며 아이다호로 들어서니 평화로운 목가적인 풍경이 넓게 펼쳐졌다. 띄엄띄엄 있는 집과 농장들이 나무도 별로 없어 보이는 산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었다.     

 

 

아이다호 하이웨이 주변 풍경

 

 

가는 길에 Idaho Falls 라는 도시에 들렸다. 처음 가 보는 곳이라 둘러 보고 싶기도 하였고 점심도 때울 겸 이었다. 도시 가운데를 흐르는 강이 참 맑았고, 도시 이름에 걸맞게 자리 잡은 조그만 폭포 근처에 일본식 정원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잠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정원을 즐겼다. 

 

 

Idaho Falls 일본 정원

 

 

Yellowstone 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것은 너무나 깨끝해 보이는 물이었다. 그냥 손으로 떠서 마셔도 될 것 같아 보이는 개울들과 강들은 미국에서 가장 fly fishing 하기 좋다는 명성에 걸맞아 보였다. 좀 더 가니 곳곳에서 steam 을 뿜어내는 있는 Geyser 들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하였다. 처제 부부들과 만나기로 한 Yellowstone Lake Hotel 로 향하다 보니, 쫘악 펼쳐진 엘로스톤 호수가 한 눈에 들어 왔고, 호수 주변으로 조그맣게 퐁퐁 거리는 mini geyser 들도 보였다.  

 

Yellowstone Lake

 

 

Yellowstone Lake 바로 옆에 붙은 West Thumb hot springs 로 가서 한바퀴 돌다 보니, 우리보다 약간 먼저 와서 한 바퀴를 돌고 있던 처제 부부들을 만날 수 있었다. 

 

 

West Thumb hot springs

 

 

West Thumb hot springs 에서 처제 부부들과 만나서

 

 

Yellowstone Lake Hotel 은 호수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약 100 여년 전에 지어졌고 다소 클래식컬 해 보이기도 하지만 캐주얼 하기도 한 호텔이었고 - 내가 본 호텔 중에서 가장 기~~~~인 ~~~~~ 호텔이었다 - 대충 길이가 200 미터 정도는 되어 보였다.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어 가기도 만만치 않았고, 또 주위에 지어진 다른 lodge 건물들까지 합하면 어지간히도 긴 호텔이었다 - 3층밖에 않되지만 길이로 승부하는 곳이었다. 로비 옆에 있는 hall/Lounge 는 밝았음에도 클래식 해 보였다. 이곳 부페 식당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바이슨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었다.  

 

 

Hotel Lounge

 

 

기~~~~인 ~~~~~ Yellowstone Lake 호텔

 

 

호텔 가운데 쯤에서 본 복도 한 쪽. 반대편도 같은 길이 

 

 

잘 자고난 다음 날 아침, 호텔을 나서다 보니 바이슨 한 마리가 호텔 바로 앞 주차장에 앉아 있었다. 사실 어제 호텔레 첵크인 하면서도 보았던 바이슨 이었다. 그리고 이 바이슨은 우리가 옐로스톤을 떠날 때까지 계속 그 자리를 벗어 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마도 집단 생활에 매이기 싫은 것인지, 아니면 수컷끼리의 왕좌 싸움에서 밀려난 것인지 ---- 어쨌건 혼자 외로워 보이는 바이슨의 커다란 눈이 좀 더 슬퍼 보이는 것 같았다.

 

 

 

이 날은 엘로스톤의 Grand Canyon 이라는 계곡들을 둘러 보는 날이었다. 가는 도중에 Hayden Valley 라는 광활한 곳을 지나게 되었다. ---- 차들이 꼼짝하지도 못하고 서 있기에 둘러 보았더니, 바이슨 (혹은 미국 버팔로 라고 알려져 있기도 함) 수십, 수백 마리가 광야 곳곳에 있는 것을 보았다. 도로 위쪽 산 위에서 계곡 아래로 무리를 지어 내려 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관광객들은 사진기와 망원경을 꺼내들고 --- 차들은 바이슨 무리 사이에 끼어서 엉켜 있고 ---- 총체적 난리였다. 우리도 뒤질세라 뛰쳐 나갔다!

  

 

Hayden Valley

 

 

Hayden Valley 를 지나, Canyon 지역으로 갔다. 옐로스톤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이 깊은 계곡을 따라 North & South Rim 도로가 나 있었다. 도로를 따라 가며 이곳의 Upper & Lower 폭포를 구경하였다. 계곡의 색깔이 뭐라 쉽게 표현키 힘든 복잡하고 다양한 색깔이 나름 기가 막히게 어울려져 있었다. 그 깊은 계곡 사이로 짙푸른 물이 흐르고 있었고, 멋진 폭포가 그림처럼 다가왔다. 

 

 

 

이 색깔의 조화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 뭐라 설명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총천연색의 무지개도 걸려 있고, 사막의 회갈색, 오렌지 색 같아 보이기도 하고 하얗게 보이기도 하는 흙, 암벽과 흙 사이에 듬성듬성 삐집고 나오는 짙은 청록색의 나무, 흐르는 짙푸르기도 하고 하얗게 부서지기도 하는 깊은 계곡의 물 ---- 뭔가 원시적인 느낌의 조화였다.

 

 

 

North rim 과 South rim 을 따라 난 hiking trail 들을 따라 걸었다. 중간 중간에 만들어진 전망대에서 멀리, 또 계단을 내려가 가까이에서도 폭포를 바라 보기도 하고, 숲 길을 따라 사람이 많지 않은 하이킹 이었다. 꽤나 오랜 시간 계속되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한 전망대에 아주 멋진 view 를 가진 벤치가 있었다. 세 자매가 함께 앉아 사진 한 장 박았다 - 아래 사진이다. 이 사진을 우리 가족들의 채팅방에 올렸더니, 캘리포니아 사는 누나가 25년 전 (1996 년) 같은 장소에서 엄마와 찍은 사진을 보내 주었다. 젊었던 시절의 사진이었고, 지금은 돌아 가셔서 볼 수 없는 엄마의 사진이었다 ----------  감회가 새로운 사진 이었다. 끊임 없이 흐르는 세월은 많이 흘렀어도, 우리의 모습은 바뀌었어도,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진 않아도 ----  이곳의 자연은 그 자리에서 그 기억들을 품에 안고 여전히 계속 자리하고 있었다. 

 

 

 세 자매, 2021

 

 

엄마와 누나, 1996

 

 

1996 & 2021

관련글 더보기